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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이전트 상호작용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

게시일: 2026년 4월 4일 | 원문 작성일: 2026년 4월 3일 | 저자: Karri Saarinen | 원문 보기

16비트 픽셀 아트: 인간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구조화된 대시보드와 흩어지는 채팅 버블의 대비

핵심 요약

Linear CEO Karri Saarinen이 AI 제품의 불안정함이 모델이 아닌 인터페이스의 문제라고 주장하며, 인간과 에이전트가 같은 제품 안에서 협업하기 위한 6가지 디자인 원칙을 제시해요.

  • 디자인은 약속이었다 — AI의 비결정적 특성이 그 약속을 깨뜨렸고, 이건 연구자가 아니라 디자이너의 문제예요
  • 채팅의 한계 — 탐색에는 좋지만, 팀의 반복적 업무에는 더 많은 구조가 필요해요
  • 에이전트는 새로운 행위자 — 기존 인터페이스는 사람을 위해 설계됐지만, 이제 에이전트도 함께 일해요
  • 6가지 원칙 — 신원 공개, 플랫폼 네이티브, 즉각 피드백, 내부 상태 투명성, 중단 요청 존중, 책임은 사람에게
  • 미끄러운 느낌은 해결 가능하다 — 더 나은 모델이 아니라 더 나은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답이에요

저는 프로덕트 디자인이 하나의 약속이던 세계에서 디자인을 배웠어요.

제품이 의도한 대로 작동하리라는 약속이었죠. 화이트보드에 사용자 흐름을 스케치하고, 그걸 구현하면, 시스템은 만든 대로 동작했어요. 버튼은 매번 정확히 표시된 동작을 수행했고, 그렇지 않으면 그건 버그였어요. AirbnbCoinbase에서 수석 디자이너로 일하던 시절에도, 지금 Linear의 CEO로서도, 이런 세계관이 제 접근 방식의 바탕이 되었어요.

최근에는 전혀 다른 종류의 도구를 쓰고 있는데, 그 약속을 지키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요. 계획서 작성, 논의 요약, 거친 메모 다듬기를 맡기곤 해요. 결과가 훌륭할 때도 있지만, 입력을 조금만 바꿔도 결과가 엉뚱하게 달라져요. 잘 될 때는 인상적이지만, 막상 쓰다 보면 뭔가 미끄러운 느낌이 들어요. 뭘 돌려받을지, 얼마나 신뢰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거든요.

비결정적 소프트웨어1는 그 계약을 깨뜨려요. 같은 채팅 창에 입력하더라도 결과가 극적으로 달라질 수 있으니, 신뢰할 수 있게 설계하기란 정말 어려워요. 이 미끄러운 느낌이야말로 이 시대의 디자인 과제이고, 그 원인은 거의 언제나 언어 모델이 아니라 인터페이스에 있어요. 그러니까 이 문제는 연구자가 아니라 디자이너의 몫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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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의 한계

AI 도구에서 처음 널리 퍼진 인터페이스는 채팅 창이었어요. 그건 당연한 일이에요. 그게 뭘 할 수 있는지 모를 때, 가장 무난한 방법은 사람들이 직접 물어보게 하는 거예요. 대화는 익숙하고, 어떤 상황에든 쓸 수 있고, 처음부터 특정한 구조를 강요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실제 업무에 채팅을 쓸수록 약점이 드러나요. 모든 게 텍스트 흐름 속에 묻혀버려서, 붙잡아두기도, 비교하기도, 다른 작업과 연결하기도 어려워요. 결과의 질이 입력에 크게 좌우되니까, 두 사람이 같은 걸 약간 다르게 요청하기만 해도 극적으로 다른 결과를 받을 수 있어요. 가드레일도 거의 없고, 좋은 결과를 향해 이끌어주는 구조도 별로 없어요. 인터페이스는 결국 커서만 깜빡이는 빈 페이지이고, 거기서 가치를 끌어내는 부담은 전적으로 타이핑하는 사람에게 돌아가요.

탐색 용도라면 괜찮아요. 하지만 팀 안에서 진지하게,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업무에는 충분하지 않아요. AI 상호작용에 더 많은 구조를 부여하는 인터페이스가 필요해요. 사람과 에이전트를 더 나은 결과로 안내하면서도, 예상 밖의 사용법에 쉽게 깨지지 않는 유연한 인터페이스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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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행위자를 위한 디자인

이 문제에는 인간을 위한 인터페이스 개선을 넘어서는, 또 다른 차원이 있어요. 에이전트가 이미 제품 안에서 사람들과 나란히 일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는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지 않았거든요.

수십 년간 인터페이스는 인간이 탐색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왔어요. 버튼, 메뉴, 폴더, 내비게이션 계층 구조처럼요. 이런 패턴들은 화면을 보면서 판단하고 옵션을 클릭하는 사람을 전제로 해요. 하지만 에이전트가 제품과 상호작용할 때는 디자인 과제가 달라져요. 에이전트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메뉴가 필요하지 않아요. 탐색하지 않아요. 행동할 뿐이에요. 주변 사람들은 에이전트가 무엇을 왜 했는지 이해해야 하죠. 그것도 대개 일이 끝난 뒤에요.

새로운 원칙이 필요해요. 기존 도구 안에서 에이전트가 어떻게 나타나야 하는지에 대한 원칙이요. 에이전트 자체를 만드는 원칙이 아니라, 에이전트와 인간이 하나의 제품 안에서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디자인하는 원칙이에요. Linear에서는 이걸 에이전트 상호작용 가이드라인(Agent Interaction Guidelines)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아직 발전 중이지만, 지금 우리의 사고방식을 잘 보여줘요.

원칙 1: 에이전트는 항상 자신이 에이전트임을 밝혀야 한다

인간과 에이전트가 나란히 일할 때, 사람들은 지금 상대가 누구인지 바로 알 수 있어야 해요. 당연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틀리기 쉬운 부분이에요. 에이전트는 자신의 정체를 충분히 명확하게 표시해야 해요. 빽빽한 활동 피드를 빠르게 훑는 순간에도 절대 사람으로 오인되어선 안 돼요.

작업 할당 드롭다운에서 에이전트 사용자에게 명확한 “Agent” 뱃지가 표시된다. (출처: Linear)

원칙 2: 에이전트는 플랫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

에이전트는 인간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패턴과 동작으로 작업해야 해요. 사람이 이슈 상태를 변경하거나 풀 리퀘스트를 연결하면, 에이전트도 같은 방식으로, 같은 위치에서, 같은 시각적 언어를 써서 해야 해요. 그러면 에이전트의 작업을 읽는 데 새로운 멘탈 모델이 필요 없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미 읽을 줄 알잖아요. 여러분이 쭉 써오던 바로 그 인터페이스니까요.

이슈 활동 피드에서 에이전트의 활동이 인간의 활동과 동일한 형식으로 표시된다. (출처: Linear)

원칙 3: 에이전트는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에이전트가 아무 반응이 없으면, 방금 도움을 요청한 동료가 묵묵부답인 것만큼 불안해요. 에이전트를 호출하면, 즉각적이면서도 방해가 되지 않는 피드백으로 요청을 받았다는 걸 알려줘야 해요. 세부 사항은 나중에 와도 괜찮아요.

원칙 4: 에이전트는 자신의 내부 상태를 투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더 넓게 보면, 에이전트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야 해요. 생각 중인지, 입력을 기다리는지, 작업 중인지, 다 끝났는지요. 그리고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을 때는 에이전트의 추론 과정, 사용한 도구와 시스템, 의사결정 로직까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요. 이게 바로 신뢰할 수 있는 제품과 블랙박스 같은 제품의 차이예요. 투명함이 있어야 속도가 안전하게 느껴져요.

Linear의 Agent Sessions에서 에이전트가 자신의 추론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 Linear)

원칙 5: 에이전트는 중단 요청을 존중해야 한다

멈추라고 하면 에이전트는 즉시 멈추고, 다시 시작하라는 명확한 신호를 받기 전까지 멈춰 있어야 해요. 단순해 보여도 생각보다 훨씬 중요해요. 멈추라고 했는데도 계속 진행하거나, 요청 없이 다시 작동하는 에이전트는 실수를 하는 에이전트보다 더 빠르게 신뢰를 잃게 돼요. 사람들은 주도권이 자기에게 있다고 느껴야지, 에이전트에게 끌려가는 느낌이면 안 되거든요.

원칙 6: 에이전트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이 원칙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해요. 휴먼 인 더 루프2를 두려는 본능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걸 문자 그대로 적용하면 매 단계마다 사람이 승인해야만 진행되는 구조가 되어 버려요. 사람이 병목이 되어서 방향을 잡아주는 게 아니라 도장만 찍는 꼴이 되고, 에이전트를 쓰는 것의 가치가 상당 부분 사라지는 거예요.

에이전트가 시작하기도 전에 더 중요한 작업이 이루어져요. 시스템이 잘 설계되어 있으면, 에이전트는 이미 제대로 일하는 데 필요한 맥락과 제약 조건을 갖추고 있어요. Linear에서는 프로젝트 계획, 이슈 백로그, 코드, 문서가 그 역할을 하죠. 이 모든 것이 에이전트가 무엇을 어떻게 할지를 잡아줘요.

Linear에서 이슈를 에이전트에게 위임하면, 그 위임이 눈에 보여요. 그 시스템 안에서 에이전트를 풀어놓은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요. 환경을 잘 설계하고, 에이전트를 실행하고, 그 결과물에 대해 책임지는 건 바로 당신이에요.

에이전트에게 위임된 이슈에는 사람 담당자가 함께 표시된다. (출처: Lin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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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작동하는 프레임워크

지난 1년간 Linear에 에이전트를 구축하면서 배운 것을 토대로 이 원칙들을 다듬어 왔고, 기술과 패턴이 성숙해감에 따라 계속 발전할 거라고 기대해요. 인간과 에이전트의 협업을 위한 디자인 언어는 아직 만들어지는 중이에요. 우리만이 아니라, 이 분야의 모든 사람이 함께 만들어 가고 있는 거예요.

사람들이 AI 제품에서 느끼는 그 미끄러운 느낌은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예요. 그리고 그 답은 더 나은 모델이 아니라, 사려 깊은 인터페이스 디자인이에요.

모델은 알아서 계속 좋아질 거예요. 더 어려운 작업은 모델을 감싸는 구조를 잘 짜는 거예요. 그래야 결과물이 안정적이고, 읽기 쉽고, 믿을 만하게 느껴지거든요. 그게 바로 집중해야 할 디자인 과제예요.

그리고 이걸 제대로 해내면, 시간이 지날수록 직접 하지 않아도 될 일은 에이전트에게 맡길 수 있어요. 그래서 정작 내가 있어야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역자 주

  1. 비결정적 소프트웨어(non-deterministic software): 같은 입력을 줘도 매번 같은 출력이 나온다고 보장할 수 없는 소프트웨어를 뜻해요. 전통적인 소프트웨어는 결정적이라서 결과를 예측할 수 있지만, LLM 기반 소프트웨어는 확률적으로 텍스트를 생성하기 때문에 같은 질문에도 다른 답변이 나올 수 있어요.
  2. 휴먼 인 더 루프(human in the loop): AI 시스템의 의사결정 과정에 사람이 개입하는 방식을 가리키는 업계 용어예요. 자동화된 프로세스 중간에 사람이 검토·승인 단계를 거치도록 설계해서, AI의 실수나 위험한 판단을 사전에 걸러내는 안전장치 역할을 해요.

저자 소개: Karri Saarinen은 Linear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예요. Airbnb와 Coinbase에서 수석 디자이너로 일한 경력이 있어요. @karrisaarinen

참고: 이 글은 Karri Saarinen이 Every의 Thesis에 게시한 아티클을 번역한 것이에요. 관련 에피소드를 X 또는 YouTube에서 시청하거나, Spotify 또는 Apple Podcasts에서 들을 수 있어요.

원문: How to Design for Human-agent Interaction - Karri Saarinen, Every/Thesis (2026년 4월 3일)

생성: Claude (Anthropic)

총괄: (디노이저denois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