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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생각하는 법

게시일: 2026년 8월 11일 | 원문 작성일: 2026년 8월 7일 | 저자: Sean Goedecke | 원문 보기

16비트 픽셀 아트: 책장 사이에 걸린 해먹에 누워 두꺼운 책을 천천히 읽는 캐릭터, 그 뒤로 작은 카드들이 마젠타빛 잔상을 남기며 빠르게 흘러가는 장면

핵심 요약

AI가 대부분의 일을 처리해주는 시대에, 우리는 점점 더 빠르게 훑고 판단하기만 하게 돼요.

  • 일하는 방식이 게임쇼가 됐다: 에이전트에게 작업을 던져놓고 쏟아지는 결과 사이를 계속 오가는 게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 됐어요.
  • 그래서 느린 사고의 근육이 약해진다: 뇌가 망가진다는 뜻이 아니라, 훑고 판단하는 쪽으로만 기울고 깊은 사고 쪽은 쓰지 않게 된다는 뜻이에요.
  • 대응책은 직접 쓰고, 진짜 책을 읽는 것: 자기 말로 쓰는 행위 자체가 생각을 만들어내요. LLM과 함께 쓰는 건 이 효과가 전혀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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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주제로 한 정신없는 게임쇼에 출연했다고 상상해보세요. 진행자는 쉴 새 없이 새 카드를 뒤집으며 질문을 던지고, 당신은 최대한 빨리 답해야 해요.

  • 이 데이터베이스 스키마 변경, 제대로 된 건가요?
  • 이 데이터들, 그럴듯해 보이나요?
  • 이 다섯 문단짜리 설명, 실제로 진행된 수동 테스트를 적은 게 맞나요?
  • 이 아키텍처 제안, 딱 보기에 말이 되나요?
  • 이 구현이 지금 코드보다 나은가요? 아니면 이건요? 아니면 이건요?

2026년에 일한다는 건 대략 이런 느낌이에요. 프런티어 AI 모델이 대기열에 쌓인 작업 대부분을 처리할 수 있게 되면, 대개는 AI 에이전트에게 작업을 하나씩 떼어 맡겨놓고 그 결과들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는 게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 돼요1. 그렇다고 이게 완전히 머리를 안 쓰는 일이라는 뜻은 아니에요. 오히려 AI의 응답을 훑고 그걸 어떻게 처리할지 순간적으로 판단하는 데는 제법 실력이 필요하죠. 하지만 느리고 신중하게 곱씹을 시간이 줄어드는 건 분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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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천천히 하면 안 되나?

왜 꼭 정신없어야 할까요? 그냥 속도를 늦추면 안 되나요? 물론 그럴 수는 있겠지만, 저는 권하지 않아요. LLM이 뱉어낸 출력을 하루 종일 정독하는 건 그냥 너무 괴로운 경험이거든요. 슬롭T2 한 조각 한 조각을 정성껏 씹어 음미하는 꼴이니까요. 빠르게 훑으면서 쓸 만한 알맹이만 집어내는 편이 훨씬 덜 불쾌해요.

그러면 그냥 더 많은 일을 직접 손으로 하면 되지 않냐고요? 안타깝지만 요즘 테크 업계가 압박이 심한 건 사실이에요. 더 느리게 일할 시간과 여유가 있다면 그건 아주 좋은 일이죠! 하지만 회사가 “이 작업을 열 배 빨리 끝내는” 버튼을 쥐여준 상황이라면, 그걸 최대한 눌러대라는 강한 유인이 생겨요. 안 그러면 동료들에게 밀려날 테니까요.

LLM과 일하다 보면 제가 점점 멍청해지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가끔 들어요. 몇몇 논문이 암시하는 “말 그대로 뇌가 녹아내린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제 머릿속 도구 가운데 빠르게 “훑고 판단하는” 쪽만 자꾸 쓰게 되고, 깊은 사고와 진짜 창의성에 필요한 느린 “해먹 시간”T1 쪽에서는 멀어지고 있다는 의미에서요. 이 변화를 전부 LLM 탓으로 돌릴 생각은 없어요. 2010년대 이후의 테크 업계는 더 넓은 경제적 이유로도 정신없어졌으니까요. 어느 쪽이든, 저는 어떻게 하면 계속 느리게 생각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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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생각하려면, 읽고 쓰세요

제게 가장 효과가 있었던 건 더 많이 쓰는 것이었어요. 구체적으로는 제 말로 쓰는 것을 말해요. LLM과 함께 쓰는 건 이 목적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요. 내용을 반복해서 다듬고 하고 싶은 말을 개요로 정리하는 수고를 들인다고 해도 마찬가지예요. 왜냐고요? 문장을 직접 엮다 보면 자기 생각을 또렷하게 벼려낼 수밖에 없거든요. 아주 실질적인 의미에서, 글쓰기는 당신을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요.

”이런 걸 써볼까” 하는 아이디어가 머릿속에 떠올랐을 때, 사실 당신에게 아직 아이디어는 없어요. 있는 거라곤 아이디어가 어느 쪽에 있을 것 같다는 어렴풋한 감각, 아니면 언젠가 아이디어가 될지도 모를 조각 하나뿐이에요. 아이디어 자체는 글을 쓰는 동안 만들어지는 거죠. 덧붙이자면, 이게 제가 “아이디어는 쉽고, 실행이 전부다”2라는 말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 이유예요.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애초에 아이디어조차 아니거든요.

아이디어는 머릿속에서 완성된 채로 꺼내지는 게 아니에요. 글을 쓰는 동안 비로소 만들어지는 거죠.

제가 권하는 또 하나는 진짜 책을 읽는 것이에요. 책, 특히 밀도 높은 논픽션은 AI 슬롭의 정반대에 있어요. 느리게 읽을수록 더 좋고요. 저는 최근 몇 년간 논픽션을 점점 더 많이 읽고 있는데, 그게 우연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나트륨이 부족한 사람이 소금을 갈망하기 시작하는 것처럼, 제 뇌가 자연스럽게 정보 밀도 높은 콘텐츠를 갈망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실은 두 방법을 결합해서 쓰고 있어요. 책을 읽고 나서 그에 대해 쓰는 것이죠. 이 과정이야말로 LLM으로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뒤로 제가 그리워하던 거예요. 책을 꼼꼼히 읽고, 깊이 생각하고, 종종 같은 주제의 다른 책을 한두 권 더 읽고, 그런 다음 앉아서 배운 것을 표현해내려 애쓰는 거예요. 정말 좋아요! 제 뇌의 일부가 다시 기지개를 켜는 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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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을 잃지 마세요

뇌의 그 부분을 하루 종일 쓰면서 돈까지 받던 시절은 꽤 좋았어요. 안타깝게도 그런 시절은 저물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서 신중하고 느린 성찰이 설 자리는 언제나 어느 정도는 남아 있겠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우리에게 요구되는 건 LLM 출력 사이를 빠르게 오가는 일일 거예요. 느리게 생각하는 습관을 이어가려면 일 바깥에서 방법을 찾아야 할지도 몰라요.

일만 놓고 보더라도, 그 습관을 완전히 잃는 건 큰 실수라고 생각해요. 평범한 문제인데도 지금의 LLM이 혼자 힘으로 풀기에는 너무 어려운 것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거든요. 제가 가장 자주 마주치는 예는 “복잡한 코드베이스에서의 대규모 리팩터링”이에요. 지금 세대의 LLM도 (큰) 오류 없이 이걸 해낼 수는 있어요. 하지만 아직 맛깔나게 해내지는 못해요. 때로는 문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머리로 생각해낼 수 있어야 해요.

각주

  1. 이건 작업 사이를 오간다는 뜻이 아니에요. 저는 같은 작업 하나를 두고 서로 다른 에이전트 세션을 예닐곱 개씩 굴리는 게 예사예요. 탐색용 하나, 서로 다른 구현을 시도해보는 것 두세 개, 리뷰용 두세 개, 수동 테스트용 하나, 이런 식으로요. 이 중 상당수는 동시에 굴릴 수 있고요.
  2. 어떤 유명 작가에 대한 이야기3를 읽은 기억이 나요. 누군가 그에게 자기 책 아이디어를 말해주고 싶어 했는데, 그 아이디어를 어찌나 애지중지했던지 사무실 금고에서 그걸 꺼내오기 전에 작가에게 먼저 비밀 유지 계약서부터 쓰게 했대요. 종잇조각에 적혀 있던 건 “생물무기”라는 단어 하나였고요.
  3. 아이러니하게도, 출처를 구글에서 찾아보려 했더니 제미나이가 자꾸 생물무기에 대한 이야기를 지어내주려고 하더군요.

역자 주

  1. T1. 해먹 시간(hammock time): 클로저(Clojure)를 만든 릭 히키의 강연 「Hammock Driven Development」 에서 나온 표현이에요. 키보드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아니라, 해먹에 누워 문제를 곱씹는 시간이야말로 진짜 어려운 문제가 풀리는 순간이라는 이야기예요.
  2. T2. 슬롭(slop): AI가 대량으로 뱉어내는, 그럴듯하지만 알맹이는 얇은 콘텐츠를 가리키는 말이에요. 원래 가축에게 주는 죽 같은 사료를 뜻하는 단어라, “영양가 없이 양만 많다”는 뉘앙스가 그대로 살아 있어요.

참고: 이 글은 Sean Goedecke가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한 아티클을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 How to keep thinking - Sean Goedecke

생성: Claude (Anthropic)

총괄: (디노이저denoiser)